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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역사 31. 롱고바르드 침입과 파피아 정부의 출현 - 게르만족의 이탈리아 정착과 베네딕투스 수도원의 역할

서로마 제국의 몰락 이후 이탈리아 반도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는다. 6세기 후반, 또 다른 게르만족인 롱고바르드족이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내려오면서 반도의 정치 지형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들의 침입은 단순한 약탈이 아닌 본격적인 정착을 의미했고, 이후 200여 년간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를 지배하며 독특한 정치 체제를 구축한다.롱고바르드족의 이탈리아 침입 배경롱고바르드족은 원래 스칸디나비아 반도 남부에서 기원한 게르만족으로, 오랫동안 도나우강 유역에서 유목 생활을 하며 점차 남하했다. 이들이 이탈리아로 향한 직접적인 계기는 568년 알보인 왕의 결단이었다. 당시 비잔틴 제국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사후 내부 갈등과 페르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이탈리아 방어에 소홀했고, 이는 롱고바르드족에게 절호의..

History/Europe 2025.05.28

이탈리아 역사 30. 동고트 왕국과 유스티니아누스의 재정복 전쟁

493년 라벤나에서 오도아케르가 동고트족 왕 테오도리크에게 살해당하면서, 이탈리아는 새로운 통치자를 맞이하게 되었다. 테오도리크는 단순한 야만족 군벌이 아니라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10년간 교육받은 문명화된 통치자였다. 그는 로마의 문화와 제도를 존중하면서도 게르만족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왕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6세기 중반 동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의 야심찬 재정복 계획이 시작되면서, 이탈리아는 다시 한 번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20년간 계속된 고트 전쟁은 이탈리아를 폐허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비잔틴 문화의 찬란한 유산도 남겼다.테오도리크의 현명한 통치와 문화적 번영테오도리크 대왕은 동고트 왕국의 창건자이자 6세기 초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통치자 중 하나였다. 그는 461년경 판노니..

History/Europe 2025.05.27

이탈리아 역사 29. 훈족 압박과 서로마 제국의 멸망 과정

375년 동유럽 초원지대에서 일어난 사건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로마 제국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중앙아시아에서 온 훈족이 흑해 북안의 알란족과 동고트족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유럽 전체의 민족 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 거대한 파도는 곧 라인강과 도나우강 방어선을 무너뜨렸고, 결국 476년 서로마 제국의 종료로 이어지는 100년간의 격변을 촉발했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지 800년, 제국이 수립된 지 500년 만에 서쪽 절반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훈족의 서진과 게르만족 대이동훈족은 몽골계 유목민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사료에 나오는 흉노와 동일한 민족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뛰어난 기마술과 복합궁 사용법으로 무장한 채 서쪽으로 이동해왔다. 아틸라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이미 훈..

History/Europe 2025.05.27

이탈리아 역사 28. 콘스탄티누스의 기독교 공인과 제국의 변화

306년 브리타니아의 요크에서 콘스탄티우스 클로루스가 숨을 거두자, 그의 아들 콘스탄티누스가 군단의 지지를 받아 황제로 추대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수많은 황제 후보자 중 한 명에 불과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의 테트라르키아 체제는 이미 창시자의 퇴위와 함께 균열을 보이고 있었고, 막센티우스, 막시미누스 다이아, 리키니우스, 갈레리우스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황제를 자처하며 복잡한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콘스탄티누스는 단순한 권력자가 아니라 로마 제국사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혁신가였다.밀비우스 다리 전투와 십자가의 환상312년 콘스탄티누스와 막센티우스 사이의 결정적 대결이 로마 근교에서 벌어졌다. 막센티우스는 로마 시를 장악하고 있었고, 프라이토리아 근위대와 이탈리아 주둔군의 지지를 받고 있어..

History/Europe 2025.05.27

이탈리아 역사 27. 디오클레티아누스의 테트라르키아 도입과 제국 재편

284년 일리리아 출신의 군인 디오클레스가 황제로 즉위하면서 디오클레티아누스라는 이름을 채택했을 때, 로마 제국은 여전히 3세기 위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평범해 보이는 군인 황제는 곧 로마 제국사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포괄적인 개혁을 단행하게 된다. 그의 21년 재위 기간 동안 이루어진 변화는 단순한 정치적 수습을 넘어서 제국 전체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이후 1000년 이상 지속될 비잔틴 제국의 토대를 마련했다.4황제 체제의 창안과 권력 분산디오클레티아누스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거대한 제국을 혼자서 통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현실이었다. 라인강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 브리타니아에서 이집트까지 뻗어있는 방대한 영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위기들에 한 ..

History/Europe 2025.05.27

이탈리아 역사 26. 3세기 위기와 제국 분열의 심화

로마 제국이 최대 영토를 구가하던 트라야누스 시대와 철학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치세가 막을 내린 후, 3세기 로마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235년 알렉산데르 세베루스가 게르만족과의 전투에서 부하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로마 제국은 50년간 약 50명의 황제가 등극하는 초유의 정치적 불안정을 겪게 된다. 이 시기를 '군인 황제 시대' 또는 '3세기 위기'라고 부르는데, 단순한 정치적 혼란을 넘어서 제국 전체의 구조적 붕괴가 진행된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연이은 황제 암살과 군부 쿠데타의 일상화3세기 중반 로마 제국의 정치 상황은 현대인이 보기에도 참으로 충격적이다. 황제의 평균 재위 기간이 2-3년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자연사가 아닌 암살이나 전투 중 사망으로 생을 마감했다. ..

History/Europe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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