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마 제국의 몰락 이후 이탈리아 반도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는다. 6세기 후반, 또 다른 게르만족인 롱고바르드족이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내려오면서 반도의 정치 지형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들의 침입은 단순한 약탈이 아닌 본격적인 정착을 의미했고, 이후 200여 년간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를 지배하며 독특한 정치 체제를 구축한다.롱고바르드족의 이탈리아 침입 배경롱고바르드족은 원래 스칸디나비아 반도 남부에서 기원한 게르만족으로, 오랫동안 도나우강 유역에서 유목 생활을 하며 점차 남하했다. 이들이 이탈리아로 향한 직접적인 계기는 568년 알보인 왕의 결단이었다. 당시 비잔틴 제국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사후 내부 갈등과 페르시아와의 전쟁으로 인해 이탈리아 방어에 소홀했고, 이는 롱고바르드족에게 절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