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사망과 함께 로마 제국의 황금기는 막을 내렸다. 그의 아들 코모두스의 폭정으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은 193년 '다섯 황제의 해'를 거쳐 세베루스 왕조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세베루스 왕조는 아프리카 출신 황제들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제국을 통치한 시대였으며, 특히 카라칼라 칙령을 통해 모든 자유민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는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 시기는 동시에 군단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격히 증대하면서 '군인 황제' 시대의 서막을 연 전환기이기도 했다.코모두스의 폭정과 5현제 시대의 종말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 코모두스(재위 180-192년)는 아버지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황제였다. 그는 철학과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고, 검투사 경기와 사치스러운 오락에만 몰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