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말부터 16세기 초에 이르는 시기는 로마 교황청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논란이 많았던 시대였다. 아비뇽 유수와 교회 대분열의 상처를 극복한 교황들은 로마를 다시 기독교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문화 사업을 추진했다. 특히 율리우스 2세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교황들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브라만테 같은 천재 예술가들을 후원해 바티칸을 예술의 성지로 탈바꿈시켰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와 성 베드로 대성당 재건은 이런 야심찬 프로젝트의 결정체였으며, 동시에 종교개혁이라는 거센 도전에 맞서는 가톨릭의 문화적 응답이기도 했다.아비뇽에서 돌아온 교황청, 로마 재건의 꿈1377년 교황청이 아비뇽에서 로마로 돌아왔을 때, 영원의 도시는 과거의 영광을 잃은 채 폐허 상태였다. 70년간의 공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