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는 이탈리아에게 시련과 변화의 세기였다. 1630년대와 1650년대에 연이어 발생한 대페스트는 인구의 3분의 1 이상을 앗아가며 사회 전반에 충격을 주었다. 동시에 30년 전쟁과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을 거치면서 스페인의 패권이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권력 공백 속에서 알프스 서쪽의 작은 사보이 공국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토리노를 수도로 한 사보이 가문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펼치며 세력을 확장했지만, 동시에 영토 내 개신교도인 발도파에 대한 혹독한 탄압을 자행하기도 했다.1630년 대페스트의 참상과 사회적 충격1630년 북부 이탈리아를 강타한 페스트는 '만초니의 페스트'로도 불린다. 알레산드로 만초니가 소설 '약혼자들'에서 생생하게 묘사한 이 전염병은 독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