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2월 17일 밀라노의 한 요양원에서 벌어진 사소한 뇌물 사건 수사가 이탈리아 정치사를 뒤바꾸는 거대한 쓰나미의 시작이었다. '깨끗한 손들(Mani pulite)'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대대적인 부패 척결 수사는 전후 50년간 이탈리아를 지배했던 정치 시스템을 완전히 해체시켰다. 기독민주당, 사회당 등 기존 정당들이 연쇄적으로 몰락했고, 베티노 크락시와 줄리오 안드레오티 같은 거물 정치인들이 법정에 서게 되었다. 이로써 1946년 공화국 수립 이후 지속되어온 '제1공화국'이 종료되고, 이탈리아 정치는 근본적인 재편기를 맞게 되었다.마니풀리테 수사의 시작1992년 2월 17일, 밀라노 피오 알베르고 트리바울치오 요양원의 청소 용역업체 사장 마리오 키에사가 뇌물 혐의로 체포되었다. 사회당 소속 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