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만식 봉건제도의 이식정복자 윌리엄은 헤이스팅스 전투에서 승리한 후 잉글랜드 전역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본격적인 통치 체제 개편에 나섰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존 앵글로색슨 귀족들의 토지를 몰수하고 자신의 노르만 추종자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이었다. 이는 단순한 보상이 아닌 철저한 통치 시스템의 재편이었다.윌리엄은 대륙에서 발전한 노르만식 봉건제를 잉글랜드에 도입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모든 토지가 궁극적으로 국왕에게 속한다는 원칙이었다. 국왕은 자신의 토지를 신하들에게 '봉토'(fief)로 나누어 주고, 그 대가로 충성과 군사적 봉사를 요구했다. 이렇게 토지를 받은 이들을 '직봉 영주'(tenant-in-chief) 또는 '왕관 봉신'(crown vassal)이라 불렀다.이 직봉 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