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

언어철학 8: 현대 의미론 I - 명제 의미론과 형식화의 세계

SSSCH 2025. 4. 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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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언어철학에서 의미론(semantics)은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영역 중 하나다. 이전 회차들에서 살펴본 프레게, 러셀, 비트겐슈타인, 오스틴, 서얼 등의 철학자들이 언어의 의미와 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했다면, 20세기 중반 이후 발전한 현대 의미론은 이러한 통찰을 더욱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발전시켜왔다. 특히 형식 논리학과 수학적 방법론을 활용한 '명제 의미론(propositional semantics)'의 발전은 자연언어의 의미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모델링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글에서는 현대 의미론의 기초가 되는 명제 의미론과 그 형식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의미론의 기본 질문: 언어는 어떻게 세계와 연결되는가?

의미론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언어 표현이 어떻게 의미를 갖게 되는가?"이다. 이 질문에 접근하는 한 가지 중요한 방법은 언어와 세계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단어와 문장은 어떻게 세계의 사물, 사건, 상태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현대 형식 의미론은 이 질문에 대해 명제(proposition)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접근한다. 명제는 문장이 표현하는 내용으로, 참이나 거짓의 진리값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이 내린다"라는 한국어 문장과 "It is snowing"이라는 영어 문장은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되었지만, 동일한 명제(눈이 내리고 있다는 사실)를 표현한다.

명제 의미론에서는 문장의 의미를 그것이 표현하는 명제, 또는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문장이 참이 되기 위한 조건(truth-conditions)으로 이해한다. "눈이 내린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그것이 참이 되기 위해 세계가 어떤 상태여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법을 '진리조건적 의미론(truth-conditional semantics)'이라고 한다.

진리와 지시: 타르스키의 공헌

현대 의미론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 중 하나는 폴란드 논리학자 알프레드 타르스키(Alfred Tarski, 1901-1983)다. 타르스키는 형식 언어에서 '진리(truth)'의 개념을 엄밀하게 정의하는 방법을 제시했고, 이는 후에 자연언어 의미론에도 적용되었다.

타르스키의 핵심 아이디어는 '진리'를 메타언어(metalanguage, 다른 언어에 대해 말하는 언어)에서 대상언어(object language, 말해지는 언어)의 문장과 세계 사이의 관계로 정의하는 것이었다. 그는 다음과 같은 형식의 '진리 정의의 규약 T(Convention T)'를 제안했다:

"'눈이 내린다'는 눈이 내릴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이것은 흔히 'T-도식(T-schema)'이라고 불리며, 다음과 같은 일반 형식을 갖는다:

"S"는 p인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여기서 "S"는 대상언어의 문장을 인용한 것이고, p는 메타언어에서 그 문장의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타르스키의 이론에서 중요한 점은, 그가 진리를 '의미론적' 개념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즉, 진리는 언어 표현과 세계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지시와 모델: 의미론적 모델 이론

타르스키의 작업을 바탕으로, 1960년대와 70년대에 리처드 몬태규(Richard Montague), 도널드 데이비슨(Donald Davidson),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 등의 철학자들은 자연언어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발전시켰다. 특히 중요한 진전은 '모델 이론적 의미론(model-theoretic semantics)'의 발전이었다.

모델 이론적 의미론에서, 언어 표현의 의미는 '모델(model)'이라 불리는 수학적 구조와의 관계로 정의된다. 모델은 가능한 세계(또는 상황)와 그 세계 안의 대상들, 그리고 그 대상들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다. 언어 표현은 이 모델 속에서 '해석(interpretation)'되며, 문장의 진리값은 모델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는 철학자다"라는 문장을 생각해보자. 이 문장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모델에서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개체가 '철학자'라는 술어가 적용되는 개체들의 집합에 속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복잡한 문장들의 의미도 그 구성 요소들의 의미와 문법적 구조에 기반하여 체계적으로 계산될 수 있다.

구성성 원리: 의미의 계산

현대 형식 의미론의 핵심 가정 중 하나는 '구성성 원리(principle of compositionality)'다. 이 원리는 프레게에게서 비롯되었으며,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복합 표현의 의미는 그 구성 요소들의 의미와 그것들이 결합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파란 하늘"이라는 표현의 의미는 "파란"의 의미와 "하늘"의 의미, 그리고 이 두 요소가 결합되는 방식(수식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라는 문장의 의미는 "비가 온다"의 의미, "바람이 분다"의 의미, 그리고 이 두 문장이 '그리고'로 연결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구성성 원리는 이론적으로뿐만 아니라 실용적으로도 중요하다. 이 원리 덕분에 우리는 유한한 수의 단어와 문법 규칙으로 무한히 많은 새로운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이 원리는 컴퓨터가 자연언어를 처리하는 방법의 기초가 되었다.

형식 언어와 논리: 의미론적 도구

현대 의미론에서는 자연언어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형식 언어와 논리 체계가 사용된다. 이러한 도구들은 언어의 복잡성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의미에 관한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1. 명제 논리(Propositional Logic)

명제 논리는 문장들을 단순한 기호(p, q, r 등)로 표현하고, 이들을 논리 연결사(¬, ∧, ∨, →, ↔)로 결합한다. 명제 논리는 복합 문장의 진리값이 그 구성 문장들의 진리값에만 의존한다는 '진리함수적(truth-functional)' 관계를 다룬다.

예를 들어,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는 p ∧ q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 문장은 p(비가 온다)와 q(바람이 분다) 모두 참일 때만 참이다.

2. 술어 논리(Predicate Logic)

명제 논리는 문장의 내부 구조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술어 논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문장의 내부 구조를 분석한다. 술어 논리에서는 대상(개체), 속성(술어), 관계, 양화사(∀, ∃) 등을 다룬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필멸이다"는 ∀x(P(x) → M(x))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P(x)는 "x는 사람이다", M(x)는 "x는 필멸이다"를 의미한다.

3. 가능 세계 의미론(Possible World Semantics)

가능 세계 의미론은 특히 양상 논리(modal logic)와 관련하여 발전했다. 이 접근법에서는 '가능한 세계들'의 집합을 상정하고, 문장의 의미를 이 세계들에서의 진리값으로 이해한다.

예를 들어, "반드시 p"(□p)는 모든 가능 세계에서 p가 참임을 의미하며, "가능하게 p"(◇p)는 적어도 하나의 가능 세계에서 p가 참임을 의미한다.

이 접근법은 필연성, 가능성, 조건문, 반사실적 조건문 등을 분석하는 데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진리조건적 의미론의 발전: 몬태규에서 현대까지

현대 형식 의미론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리처드 몬태규(Richard Montague, 1930-1971)다. 몬태규는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에 일련의 혁신적인 논문들을 통해, 자연언어를 형식 언어로 체계적으로 번역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몬태규의 접근법("몬태규 문법"이라고도 불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1. 자연언어 표현들을 유형 이론(type theory)에 기반한 람다 계산법(lambda calculus)으로 번역한다.
  2. 표현의 의미를 외연(extension, 실제 세계에서의 지시체)과 내포(intension, 가능 세계에 걸친 외연의 함수)로 구분한다.
  3. 구성성 원리를 엄격히 준수하여, 복잡한 표현의 의미를 그 구성 요소들의 의미에서 체계적으로 도출한다.

몬태규는 유명한 구호 "영어를 인공 언어의 한 종류로 취급하라"를 통해, 자연언어도 형식 언어와 마찬가지로 정밀한 의미론적 분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몬태규 이후, 형식 의미론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데이비드 루이스, 로버트 스톨네이커(Robert Stalnaker), 바버라 파티(Barbara Partee), 어빈 하임(Irene Heim), 앙겔리카 크라처(Angelika Kratzer) 등 많은 학자들이 이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이들은 시제, 양상, 전제, 담화 역학, 질문의 의미 등 다양한 언어 현상에 형식 의미론의 도구를 적용하고 확장했다.

진리조건과 그 너머: 현대 의미론의 다양성

진리조건적 접근법은 현대 의미론의 주류를 형성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접근법은 아니다.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이 의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한다.

1. 사용 기반 의미론(Use-Based Semantics)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영향을 받은 이 접근법은 "의미는 사용이다"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언어 표현의 의미를 그것이 언어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통해 이해한다. 이 관점은 언어의 사회적, 실용적 측면을 강조한다.

2. 개념적 의미론(Conceptual Semantics)

인지언어학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이 접근법은 언어 의미가 인간의 개념적 체계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레이코프와 존슨의 개념적 은유 이론, 랭애커의 인지 문법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3. 분산 의미론(Distributional Semantics)

최근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발전한 이 접근법은 단어의 의미를 그것이 다른 단어들과 함께 등장하는 패턴(분포)을 통해 이해한다. 이는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에서 통계적 방법을 사용하여 의미를 모델링하는 방식으로, 현대 자연어 처리 기술의 기반이 되었다.

T-이론과 데이비드슨의 진리조건적 의미론

도널드 데이비드슨(Donald Davidson, 1917-2003)은 타르스키의 진리 이론을 자연언어 의미론에 적용하는 영향력 있는 접근법을 발전시켰다. 데이비드슨은 언어의 의미 이론이 그 언어의 모든 문장에 대해 T-도식의 형태로 진리조건을 명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슨의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1. 언어의 의미 이론은 그 언어의 문장들에 대한 진리조건을 체계적으로 생성해야 한다.
  2. 이러한 이론은 유한한 공리 집합에서 무한히 많은 문장의 의미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3. 의미에 대한 이론은 동시에 해석에 대한 이론이기도 하다. 즉, 화자의 언어적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그의 말의 진리조건을 아는 것을 포함한다.

데이비드슨의 이론은, 우리가 타인의 언어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들의 믿음과 의도를 해석하는 더 넓은 과정의 일부로 보는 "급진적 해석(radical interpretation)" 이론으로 발전했다. 그에게 언어 이해는 항상 "원칙적 자비(principle of charity)"에 의존한다. 즉, 우리는 화자가 대체로 참된 믿음을 가지고 있고 합리적이라고 가정해야 한다.

진리조건의 해체: 담화와 맥락

전통적인 진리조건적 의미론은 개별 문장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지만, 실제 언어 사용에서 의미는 더 넓은 담화와 맥락 속에서 생성된다. 이를 다루기 위해 다양한 이론적 접근법이 발전해왔다.

1. 담화 표상 이론(Discourse Representation Theory, DRT)

한스 캄프(Hans Kamp)가 발전시킨 DRT는 문장의 의미를 그것이 전체 담화의 맥락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통해 이해한다. 이 이론은 특히 대명사의 결속, 시제, 양화 등의 문제를 담화 수준에서 분석한다.

2. 동적 의미론(Dynamic Semantics)

예론 그루넨디익(Jeroen Groenendijk)과 마틴 스토카프(Martin Stokhof)가 발전시킨 동적 의미론은 문장의 의미를 정적인 진리조건이 아니라, 정보 상태를 변화시키는 '테스트'나 '업데이트'로 이해한다. 이 접근법은 특히 조건문, 양화, 대명사 결속 등의 현상을 분석하는 데 유용하다.

3. 게임 이론적 의미론(Game-Theoretical Semantics)

야코 힌티카(Jaakko Hintikka)가 발전시킨 이 접근법은 문장의 의미를 '검증 게임(verification game)'에서의 승리 전략으로 이해한다. 이 이론은 양화사, 양상 연산자, 조건문 등을 게임 이론적 개념들로 분석한다.

의미 이론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현대 의미론이 이룬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도전적인 문제들이 남아있다:

1. 자연언어의 비표준적 논리

자연언어에는 표준 논리 체계에 쉽게 맞지 않는 현상들이 많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조건문은 단순한 물질적 함의(material implication)로 분석되기 어렵고, 부정은 종종 고전 논리의 부정보다 복잡하다.

2. 맥락 의존성

많은 언어 표현의 의미는 발화 맥락에 깊이 의존한다. '나', '여기', '지금'과 같은 지표사(indexicals)뿐만 아니라, '크다', '평범하다'와 같은 상대적 표현들, 그리고 은유, 아이러니 등의 비문자적 사용도 맥락에 의존한다.

3. 모호성과 불확정성

많은 자연언어 표현은 본질적으로 모호하다. '대머리', '더미', '키가 크다' 등의 표현은 명확한 경계가 없으며, 이는 고전 논리와 의미론에 도전을 제기한다.

4. 허구적 담화와 비존재 대상

"페가수스는 날개가 있다"와 같은 허구적 대상에 관한 진술, 또는 "현재의 프랑스 왕은 대머리다"와 같은 빈 이름을 포함한 진술의 의미와 진리값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형식 의미론의 적용: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

현대 형식 의미론의 발전은 이론적 언어철학을 넘어,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 분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1. 프로그래밍 언어 의미론

프로그래밍 언어의 의미를 정의하는 데 형식 의미론의 방법이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 이는 프로그램의 정확성을 증명하고, 컴파일러를 설계하고, 프로그램 행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2. 자연어 처리(NLP)

현대 NLP 시스템들은 형식 의미론의 통찰을 알고리즘적으로 구현한다. 문장 의미 분석, 질의응답 시스템, 기계 번역 등에서 형식 의미론의 개념들이 활용된다.

3. 지식 표현과 추론

인공지능에서 지식을 표현하고 추론하는 방법은 종종 형식 논리와 의미론에 기반한다. 온톨로지, 시맨틱 웹, 전문가 시스템 등이 이러한 접근법을 활용한다.

언어의 논리를 찾아서: 형식 의미론의 철학적 의의

형식 의미론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적 성취를 넘어 깊은 철학적 의의를 갖는다. 그것은 인간 언어의 근본적 논리성과 체계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프레게와 러셀이 시작한 언어의 논리적 분석은, 비록 자연언어의 모든 복잡성을 포괄하지는 못하지만, 언어가 갖는 구조적, 체계적 측면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몬태규와 그의 후계자들은 이를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일상 언어의 복잡한 현상들도 체계적인 형식 분석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형식 의미론은 또한 언어, 사고, 세계의 관계에 대한 오래된 철학적 질문들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언어의 의미가 어떻게 세계와 연결되는지, 구문론과 의미론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언어적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들이 형식 의미론의 틀 안에서 새롭게 탐구되었다.

더불어 형식 의미론은 인간 언어의 특별한 창조성과 생산성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 유한한 어휘와 문법 규칙으로 무한히 많은 새로운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언어의 구성적 원리와 체계적 구조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일상 언어 속의 형식 의미론

형식 의미론은 고도로 추상적이고 기술적인 분야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다루는 현상들은 우리의 일상 언어 경험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1. 논리적 추론

우리는 일상적으로 언어를 통해 추론한다. "모든 사람은 필멸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필멸이다."와 같은 추론은 형식 논리의 규칙을 따른다. 형식 의미론은 이러한 추론의 타당성이 언어 표현의 의미에 어떻게 기반하는지 설명한다.

2. 모호함과 중의성의 해소

"그는 은행에 갔다"와 같은 문장에서 '은행'이 금융기관인지 강둑인지 맥락에 따라 결정된다. 또는 "모든 학생이 한 권의 책을 읽었다"가 모든 학생이 같은 책을 읽었다는 의미인지, 각자 다른 책을 읽었다는 의미인지 구분하는 것과 같은 중의성 해소는 형식 의미론이 다루는 중요한 주제다.

3. 부정과 양화의 상호작용

"모든 학생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다"와 "시험에 통과한 학생은 없다"는 같은 의미처럼 보이지만, "일부 학생은 모든 문제를 풀지 못했다"와 "모든 문제를 풀지 못한 학생이 있다"는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부정과 양화사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형식 의미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될 수 있다.

언어의 논리, 논리의 언어

형식 의미론이 보여주는 것은, 언어가 단순한 기호의 임의적 집합이 아니라 내재적 논리와 체계를 가진 놀라운 현상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일상 언어는 모호함, 중의성, 맥락 의존성 등 많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우리가 무한히 많은 새로운 표현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게 하는 체계적인 원리들이 작동하고 있다.

현대 의미론은 이러한 원리들을 밝혀내고 형식화함으로써, 언어의 창조적 측면과 규칙적 측면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언어는 예술이면서 동시에 과학이고, 직관적이면서도 논리적이며, 문화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이러한 언어의 다면적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형식적 접근법과 실용적 접근법, 인지적 접근법 등 다양한 관점을 결합할 필요가 있다.

형식 의미론은 현대 언어철학의 중심적 연구 분야로, 프레게와 러셀에서 시작하여 타르스키, 몬태규를 거쳐 오늘날까지 계속 발전해왔다. 그것은 언어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의 논리적 구조와 세계 이해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언어가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어떻게 우리가 유한한 수단으로 무한한 사고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해서 철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을 매혹시킬 것이다. 형식 의미론은 이 여정에서 언어의 논리적 뼈대를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하며, 인간 언어의 놀라운 창조성과 체계성을 이해하는 길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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